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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컴퓨터로 먹고 살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것은...

사실 내가 처음으로 프로그래밍을 접했던 것은 스타크래프트 캠페인 에디터였다.

 

내가 초등학교 4학년쯤엔가 처음으로 호기심에 건드려봤는데, 그때는 뭐가 뭔지 모르고 그냥 아무렇게나 지형 브러시 칠하고, 그냥 자원만 즉시 지급하는 트리거를 넣는 정도였던거 같다.

 

그리고 갑자기 어디선가 본 "할머니를 우리집에 초대해요" 같은 주제였던 만화인지, 교과서의 삽화 따위였는지 모르는 것에서 말하는 인터넷 홈페이지 이야기를 보고 처음으로 html을 접했었다. 그게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거 같고, 아마 그때 단순하게 기능적인 요소가 없는 html에 바로 실증을 느꼈는지, 그렇다고 js를 다루기에는 어려웠는지, 다시 스타크래프트 캠페인 에디터로 돌아왔다.

 

그때부터는 단순한 트리거가 아닌 유닛의 소유권을 넘기고, 일정 구역에 접근하지 못하게 만들고, 지형지물간의 상호작용등, 이런저런 동작들을 해보게 되었다.

 

아마 내가 주인인 세상을 만들어 간다는 느낌 때문이었는지, 그 시간이 굉장히 즐거웠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인가 그만뒀던거 같다. Subject - Condition - Action 이 3단계의 구조로 이루어지는 트리거들이 분명 접근하기는 쉬웠지만, 반면에 제한사항도 많다. 내 세상이 커져갈수록 더 키우고 싶은 마음이 함께 커지니, 어느 순간 그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내 대학진로를 고민하던 고등학교 2학년 때, 그때의 나에게는 수학과 물리학이 내 새로운 세상의 재료로써 가득했었다. 그러면서 다른 친구들의 세상과도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수학 선생님이 되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었다. 그리고, 단순히 한문이 따분하고 어렵고 짜증날까봐,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html과 js, 그리고 스타크래프트 캠페인 에디터 때와 같은 가슴 뛰는 무엇인가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컴퓨터를 교과과정으로 선택했을때, 그 순간에 개발자인 내가 처음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던 것이 아닐까